지금 나는 드넓은 후면을 돌아다본다.
삶은 까닭 없이 넓구나.
길들이 재회한다.하나의 길이 상모처럼 굽이친다.
누가 저 길로 빛발치며 올 것인가.
누가 별인가 그리움인가.
어쩌다 새가 잘못 날 때 죽음이 여기저기서 메아리친다.
가장 멀리까지 들릴 새소리 밑으로 나는 가야 한다.
그리하여 솟아오르는 하늘에서 편지를 받는다.
받은 편지는 한 번 죽는다.그리고 태어난다.
어떤 아낙네가 첫인사로 길을 묻고
함께 가다가 몇 마디의 어의 뒤에 헤어진다.
새가 나 대신 떨어져 죽는다.종달새의 삶으로
다 마친 일 속에 반드시 남은 일이 있다.
마침내 반짝이는 편지 속에 저세상의 새가 운다.
지금 나는 밭에서 흙 묻은 손과 이야기한다.
편지의 구절들이 살아서 내 말이 된다.
저만큼 남은 처녀지까지 가기 전엔
귀빈인가,먼 곳에서 지진이 으르르 지나간다.
그러나 내 앞으로 올 날들이 서두르고
하늘은 무엇인가를 자꾸 포기하며 저 혼자 달아나며 높다.
편지는 하늘 것들을 이 땅에 쉽게 가지고 온다.
새가 죽은 뒤 극약의 정적 속으로 보리밭이 자고
언젠가 날고 난 다음 잊어버린 우렛소리 아래로
곧 누가 묻힐 근조의 언덕바지에서
편지는 비처럼 벼랑처럼 나의 묵은 현을 울린다.
여기까지 얼마나 많은 뜻으로 비가 왔는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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